아이들에게 어떤 거울이 되어야 할까 문화센터의 수채화 반에는 희영(가명)씨라고 있다. 그녀는 초등학교 4학년 여자아이를 자녀로 둔 여성이다. 지난주 수업 중에 지나가는 말로 희영씨가 말했다. “우리 애가 ‘나도 빨리 커서 엄마처럼 매일 놀고 싶어’ 하더라구! 하하하!” 나는 별 대꾸를 하지 않았다.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여서, 화제가 되지 않고 지나갔다. 그 말은 당시에도 섬뜩한 느낌이었지만, 그 뒤에도 머리 속을 떠나지 않고 맴을 돈다. 단순히 ‘엄마를 하는 일 없는 사람으로 생각한다는 것’ 때문이 아니다. 엄마는 충분히 많은 일을 하지만, 아이는 그것을 힘든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다. 또 아이의 말대로, 일을 많이 하는 다른 주부들만큼 희영씨는 많이 일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것이 중요하지는..
“선생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수화기를 들자마자 상냥하게 새해인사부터 전한 사람은 준영이 어머니였다. 우리는 서로 덕담을 나누며 새해인사를 했다. 해가 바뀌는 지점에서 이렇게 전화로라도 빼놓지 않고 인사를 전하는 사람은 준영이 어머니가 유일하다. 그도 그럴 것이, 준영이는 올해로 4년 차를 맞는다. 그 사이 해가 바뀐 것만도 네 번이니, 준영이 어머니와의 인연도 그 시간과 함께 깊어가고 있었다. “선생님! 그런데 교사가 열을 가르쳤는데, 학생이 그 열을 다 기억 못한다면, 그것이 문제인가요?” 준영이 어머니는 근황을 전하다 말고 갑자기 화제를 바꿨다. “열이요? 한번에 열을 가르쳤다고 열을 알면, 그건 정말 대단하지요. 그러나 만약, 열중 하나라도 기억하는 학생이 있다면, 그것만도 훌륭한 일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