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아이들을 통해 배운 권리의식 아이들은 내게 많은 말과 질문을 한다. “선생님, 생각이 안 나요!” “오늘은 저희가 일찍 왔으니까 일찍 끝나나요?” 등등, 지나면 기억도 잘 나지 않는 온갖 요구 사항들 앞에 나는 이렇게 대답하곤 한다. “너희들은 ‘생각 안 나요’라고 말할 권리가 없어. 이 수업은 생각하는 공부니까, 생각날 때까지 열심히 생각해라!”, 또 “그럼! 5분 일찍 시작하니까, 너희들은 5분 일찍 끝내달라고 할 권리가 있어.” 등등. ‘권리가 있다’, 또는 ‘권리가 없다’라는 말을 아이들이 잘 이해하는 건 아니다. 그래도 나는 아이들이 이해하든 말든 그렇게 말하곤 한다. 또, 이렇게 말하는 것이 재미있다. 이 표현은 프랑스에서 아이들을 통해 배운 것이다. 시민권을 쟁취하기 위해 피 흘린 조..
[정인진의 교육일기] 독후감을 꼭 써야 할까? 성원이 어머니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아이가 스스로 책 읽는 습관을 기르기 위해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느냐는 상담을 청한 이후, 몇 차례 통화를 더 했다. 그 때마다 내가 일러드린 대로 했더니 성원이가 하루가 다르게 변해간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그 말씀을 전하는 어머니의 목소리는 늘 감동으로 가늘게 떨렸다. 성원이 어머니는 선생님 덕분이라며 나에게 공을 돌렸지만, 말씀 드린 걸 실천한 어머니가 더 대단해 보였다. 상담을 청하는 많은 부모에게 이런 저런 처방을 말씀 드리곤 하지만, 실천한 분은 성원이 어머니가 유일하다. 무엇보다 성원이의 빠른 변화에는 나도 많이 놀랐다. 어머니와 의논할 당시, 오래 기다려야 한다고, 적어도 1년 이상 또는 2년이 넘을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