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현 불가능해 보이는 꿈을 키우는, 희망의 공간 아이들과 공부하는 방 한 켠에는 작은 베란다가 있다. ‘꿰맨 창’도 바로 그 베란다의 창문이다. 이사를 올 때부터 그곳 바닥에는 마루가 깔려 있었다. 처음 베란다 문을 열었을 때, 환하고 하얀 쪽방이 마음에 쏙 들어 이 방은 내가 쓰겠노라고 선뜻 나섰다. 그저 마루가 깔려 있는 베란다일 뿐인 이 공간이 마음에 든 것은, 옛날 자주 들어가 놀았던 아버지 책상 밑이나 다락방 같은 느낌을 주었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 아이들 몸집에 비해 참으로 컸던, 그래서 집안에 하나밖에 없었던 아버지의 책상을 우리 남매들은 ‘큰 책상’이라고 불렀다. 나는 그 밑에 들어가 노는 걸 누구보다 좋아했다. 그때, 휑하니 뚫린 책상 다리들 사이에는 꼭 보자기를 쳤다. 빨강, 보라 같은..
[정인진의 교육일기] 현준이는 몇 달 전부터 함께 공부하고 있는 2학년 학생이다. 그러나 원래 그는 3학년이 되었어야 할 나이다. 몇 년 간 필리핀에서 살다 와 한국어가 너무 서툰 점을 감안해 부모님은 그를 2학년에 입학시키기로 결정하셨단다. 또 특별 선생님까지 붙여가며, 현준이의 한국어 실력을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계시다. 나도 돕고 싶은 마음에 현준이만 괜찮다면 수업료를 더 받지 않을 테니, 1학년 아이들 수업에도 나와 보충을 받으라고 했다. 마침 구성원도 여유가 있어 권할 수 있었던 건데, 현준이는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보충과 자기 수업을 모두 열심히 나오고 있다. 그런 현준이의 노력 덕분에 1학년생보다도 부족했던 실력이 빠르게 극복되어가고 있다. 물론, 아직도 2학년 중간에 채 못 미치는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