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모델이 될 여자선배가 한 명도 없어요 [청년 여성의 일 이야기] IT업계 기획직군 3년차 지연 열정 페이, 무급 인턴, 삼포세대… ‘청년’에게 붙이는 이런저런 말들이 늘어나고 ‘청년’을 걱정하는 기사도 연일 쏟아진다. 그런데 온 대한민국이 ‘청년’에 대해 떠드는 것처럼 보이지만, 정작 청년이자 여성으로서 일하고 있는 이들의 이야기는 잘 보이지 않는다. 올해 민우회 여성노동팀 활동가들은 20-30대 여성 스무 명을 만나 어떤 곳에서 무슨 일을 어떻게 해왔는지, 먹고 살기는 괜찮은지, 앞으로의 삶은 어떻게 그려나가고 있는지 인터뷰했다. 지금까지 줄기차게 일하고 있지만 ‘성장’은커녕 ‘경력’도 쌓기 어려운 현실에 놓여 있는 “할 말 진짜 많다”던 그녀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은 활동가가 전한다. [기자의 말] ..
섬유도시 대구, 여성노동의 역사 조명 대구여성가족재단이 펴낸 1908년 미국의 여성 섬유노동자들이 노동권 보장을 요구하며 거리로 나선 것에서부터 ‘세계 여성의 날’이 만들어졌다. 그리고 10여년 뒤, 일제 치하의 조선에서도 대구의 제사공장 여성노동자들이 하루 13시간의 장시간 노동과 불결한 숙소 환경에 견디다 못해 공장 밖으로 나와 결집했다. “70여명이 파업을 결심하고 대구 정거장 앞에 모였지만 날은 춥지, 해는 뉘엿뉘엿 서산에 넘어가지, 갈 곳이 없어서 결국은 다시 제사공장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던 일이다. (박려옥 ‘대구 섬유산업의 궤적- 대구 제사공장 여공애사’, 대구여성가족재단 펴냄, 40p) 이 ‘실패’한 시위는 당시 공장을 탈출하는 여공들의 실태 등과 함께 신문에 보도되기도 했다. 한국 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