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숲을 꿈꿔보자 사실 ‘읽기’는 축복이기도 하고 저주이기도 하다. 문자는 인간지성이 발명한 것 중에서 가장 뛰어나고 독창적인 것 중 하나이다. 선별적으로 글을 읽는다면 글 읽기는 성장에 대단한 도움이 된다. 하지만 이를 과용한 결과 글 읽기는 우리 삶을 압도해버렸다. 직접 체험하는 데 써야 할 시간을 다 잡아먹는 괴물이 되어버린 것이다. 우리 중 상당수는 글 읽기에 중독되어 있다. 읽는 습관이 지나쳐서 우리의 실제 삶을 질식시키는 경우가 많다. 오랜 세월 동안 읽기에 중독된 경험이 있던 올더스 헉슬리는 이를 ‘병’이라고 불렀다. (윌리엄 코프스웨이트 『핸드메이드 라이프』 4. 배움과 가르침 중에서) 우리 집에서 동네 도서관으로, 그리고 다시 집으로 되돌아오는 데는 보통 걸음으로 15분 정도 걸리나 ..
▲ 극단 이후의 연극 연극 에는 여섯 명의 여자가 등장한다. 그녀들은 직장여성, 주부, 연극배우, 청년백수, 백화점 점원, 인턴사원으로 살아가고 있다. 결혼을 한 여자도 있고, 아닌 여자도 있고, 직업을 가진 여자도 있고, 아닌 여자도 있다. 서로 각자의 무게만큼을 짊어지고 살아가는 그녀들의 이야기가 씨실과 날실처럼 교차된다. 중요한 회의를 앞두고 있지만 아이가 문 밖으로 나오지 않아서 애를 먹는 일하는 엄마, 88만원 세대로 대표되는 인턴, 카드 대금에 쩔쩔매는 화점의 판매직, 자신을 증명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 ‘유명한 성형외과 의사 부인’이라는 것 외에는 없는 주부, 젊고 예쁜 후배들과 경쟁해야 하는 나이 든 여배우까지. 이들의 꿈은 무엇이었고, 어쩌다 그녀들은 지금에 이르게 된 것일까. 연극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