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에 스포일러가 있으니, 아직 영화를 보지 않으신 분들은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갑작스런 어머니의 죽음으로 주인공 명은은 고향인 제주도를 찾았다. 명은(신민아), 명주(공효진) 자매, 마지막까지 어머니 곁을 지켰던 현아 이모와 명주의 딸 승아가 한 자리에 모였다. 명은은 가족들과 친해 보이지 않는다. 어머니의 죽음 앞에서도 감정을 드러내지 않은 채 무덤덤해 보인다. 명은은 언니 명주에게 함께 아버지를 찾으러 떠나자고 한다. 명주가 명은 아버지의 얼굴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매는 아버지가 다르다. 사는 모습도 다르다. 명은은 서울에서 회사를 다니고, 명주는 혼자 아이를 낳아 기르며 시장에서 생선을 판다. 명은은 짧은 컷트 머리에 바바리 코트를 입었고, 명주는 긴 퍼머머리에 현아 이모가 낡은 옷을 ..
프리랜서로 일하면서 한동안 육체적, 정신적으로 매우 지쳤던 때가 있었다. 주변에서는 프리랜서라고 하면 아무 때나 쉴 수 있어서 좋겠다고 하지만, 사실은 새벽이고 밤이고 아무 때나 일해야 되는 게 허울 좋은 프리랜서의 실상이다. 며칠씩 날밤을 새는 것도 밥 먹듯이 한다. 시간 관리를 못해서가 아니라, 으레 프리랜서는 자기 쪽 마감기한에 맞추기 위해 밤을 새서 일할 것이고 시간에 촉박하게 일을 부탁해도 된다는 암묵적인 생각으로 일을 맡기는 사람도 많기 때문이다. 어느 날 거울을 보고, 피부과 정보를 검색하다 20대 때는 일주일씩 철야 작업을 해도 지친다는 느낌 없이 일했는데, 서른이 넘어서면서 체력적으로 부담을 많이 느끼게 되었다. 건강을 돌보기는커녕, 아침에 일어나 거울 볼 틈도 없이 연이은 철야 작업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