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과 고양이 똥의 경계 무기질과 유기질 사이 가을이 깊다고 해야 할지 겨울이 왔다고 해야 할지. 화려하던 낙엽이 땅에 떨어져 수북이 쌓이고 이어진 늦가을 비에 푹 젖었다. 이제 흙으로 다시 돌아갈 채비를 한다. 늦가을엔 이렇게 또 한 해가 저무는가 하여 뭔가 뭉클하고 눈물겹기까지 하다. 올해는 추위가 늦어 더 그런 것 같다. (남반구에 살면 연말이 가까울 때에 여름휴가를 준비하니까 이런 종말론적 느낌은 안들 텐데.) 삼 년 전 나의 의도와 전혀 상관없이 길고양이 새끼 세 마리를 떠안았다. 어미는 간 데 없고 날마다 삐약거리는 것들이 안쓰러워 밥을 주기 시작한 것이 잘못이면 잘못이랄까.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고양이 평균 수명이 15년이란다. 그 긴 세월 밥 줄 생각에 아찔하여 어미를 여러 날 더 기다려봤다..
싸구려 와인이 내 손에 들어오기까지 와인농장 노동자를 생각하다 초저가 와인 ‘투벅척’의 미스터리 미국에서 ‘투벅척’(Two-Buck Chuck)이라는 초저가 와인이 돌풍을 일으킨 적이 있다. 이름 그대로 한 병에 2 달러다. 투벅척은 유통 구조와 제품이 살짝 특이한 트레이더 조(Trader Joe's)라는 슈퍼마켓 체인점에서 독점 판매하는 찰스 셔(Charles Shaw) 브랜드 와인의 별명이다. 지금은 세금전 가격이 2.49달러로 올랐지만 2002년 출시되었을 때엔 1.99달러, 정가에 붙는 판매 세율이 9% 가까이 되는 캘리포니아에서 2.20달러가 채 안 되는 가격이었다. 열두 병 한 케이스를 사도 우리 돈으로 3만원 아래다. 다른 주에선 한 병에 3 달러라고 했다. 캘리포니아에서 생산된 것이 운송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