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너리 건물이라는 그 공간 어느 와이너리에 들어갈까 와인을 좋아하게 된 것은 내가 와인 생산 지역 근처에서 오래 산 것도 계기였지만, 무엇보다 들로 산으로 다니기 좋아하는 이유가 크다. 도시 밖으로 나가 길 따라 다니다 보면 포도밭이 널려있고, 도시에서 소풍 나온 여행자에게 캘리포니아의 넉넉한 시골인심으로 와이너리 문은 활짝 열려 있었다. 지금은 여행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적어서, 길을 떠나기 전에 와인 지역을 정하고 방문할 와이너리 리스트를 미리 뽑아놓고 거의 대부분 예약을 한다. 그래서 변수가 별로 없고, 기대했던 것보다 좋은 와인을 만나면 더 재미있고, 와인 맛이나 서비스가 기대치에 모자라면 실망한다. 와인관광이 산업으로 자리 잡기 전엔 길 가다 불쑥 와이너리에 들어가는 뜻밖의 만남이 많았다. 지..
와인과 예술 보르도 와인과 이우환 작년 가을, 영국 와인 월간지 디켄터(Decanter) 기사를 통해 프랑스 보르도 와이너리 ‘샤토 무통 로칠드’가 2013년산 와인 라벨에 이우환 현대미술가의 그림을 담았다는 소식을 전해들었다. ▶ 현대미술가 이우환의 작품이 담긴 2013년산 와인 라벨 ⓒchateau-mouton-rothschild.com 무통 로칠드에서는 1924년 장 까를뤼(Jean Carlu) 라벨을 선보인 적이 있고, 1945년 이후로는 피카소, 샤갈, 달리, 미로, 칸딘스키, 키이스 해링, 앤디 워홀 등 이름난 화가들의 작품을 매년 와인 라벨에 담았다. 올해는 누가 무통 로칠드의 라벨 그림을 그릴지, 어떤 그림인지 매년 이야기 거리다. 근래 들어 비서양권 작가를 더러 선정하기는 했지만 한국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