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도 인지도가 높은 사람들의 자살 사건이 크게 보도되면서, 새삼 우울증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그러나 우울증의 실체에 대한 관심과 이해의 정도가 진전된 것 같지는 않다. 우울증은 그 자체가 자살을 유도할 수 있는 무서운 병이다. 의 지은이이자 소설가 윌리엄 스타이런은, 우울증을 불치병에 비유한다. 회복이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로 윌리엄 스타이런은 심각한 우울증에 걸렸으며 한동안 자살충동에 시달렸다. 어렵사리 회복된 그는 에 우울증의 초기 증세와 병세가 진전되는 과정에서 느꼈던 괴로운 경험, 그리고 회복의 과정을 상세하게 기술했다. 일반적으로 정신질환과 관련된 책들이 그 특성상 병의 증세를 객관적으로 기술해야 하므로 (어쩔 수 없이) 구체적인 심리상태와 환자들이 일상적으로 겪는 불편함에 ..
내게도 용감했던 시절이 있었는데… 이번 주에는 몇몇 아이들과 ‘용기’에 대한 공부를 했다. 자기가 용기 있는 어린이라고 생각하는지를 물으며 수업을 시작했다. 또 자기와 싸워 이긴다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도 함께 생각해보았다. 어떤 아이는 어려움에 처한 친구를 도와준 경험을 말했다. 수업 중 얼마나 용감하게 손을 들어 발표하는지를 이야기한 아이도 있고, 길을 잃었을 때 침착하게 대처해 다시 길을 찾은 사례도 등장했다. ‘정말 용감하구나’, 나도 생각했다. 눈을 반짝이며 발표하는 어린이들을 보면서 내 어린 시절이 떠올랐다. 나도 그들처럼 정말 씩씩하고 용감했던 시절이 있었다. 초등학생 때의 일이다. 당시 나는 팔당수원지의 물을 서울로 공급하는, 어른 키보다도 높은 지름의 수도관이 지나가는 서울 근교에 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