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주의 저널 일다 www.ildaro.com 최종회: 산다는 것은 얼마나 위대한가 [성폭력 피해생존자의 기록, “꽃을 던지고 싶다” 연재의 마지막 기사입니다. 고통을 이야기하고, 듣고, 공감하는 쉽지 않은 여정을 함께해 준 필자와 독자들께 감사드립니다. -편집자 주 www.ildaro.com] 성폭력 경험을 기록한다는 것의 의미 성폭력의 경험이 말해지기 어려운 사회에서, 성폭력 피해자에게 폭력적인 문화가 존재하는 사회에서, 강간당한 여자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나는 여전히 그 답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성폭력 피해 그 자체가 너무나 끔찍하여 극복하기 어렵거나 삶에 치명적인 상처를 낸다는 것이 아니라, 성폭력을 둘러싼 문화가 바뀌지 않는 한 나는 그 답을 찾기 어려울 지도 모른다. 성폭력은 한 시점에 발..
몸은 사월을 기억한다 4. 나의 통증이 보내는 신호 [성폭력 피해생존자의 기록, 너울의 “꽃을 던지고 싶다”가 연재되고 있습니다. 이 글은 첫 번째 칼럼 “꿈을 꾸다: 25년 동안 관통해온 기억을 풀어내며” 편에 이어지는 글입니다. - www.ildaro.com] 해마다 3월, 따스한 봄이 되면 생기를 찾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나의 몸은 말썽을 일으킨다. 매년 짧게는 일주일 길게는 보름씩 입원하는 일이 반복이 된다. 불면, 두통, 구토, 심장의 두근거림, 호흡곤란. 매번 증세를 달리하지만 검사 결과는 항상 이상이 없기에, 병원에서는 스트레스성 같다는 말만 들어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통제 없이는 견딜 수 없는 통증에 시달리고 불면증이 심해져서 수면제를 처방 받고, 음식을 삼킬 수가 없어서 영양제에 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