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가는 새를 지켜본 날 [죽음연습] 데스 마스크, 죽은 이의 초상화, 사후 사진 의 저자 이경신님의 연재 ‘죽음연습’. 필자는 의료화된 사회에서 '좋은 죽음'이 가능한지 탐색 중이며, 잘 늙고 잘 죽는 것에 대한 생각을 나누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특별한 기억으로 남은, 죽음의 순간 어느 해 여름날, 프랑스 여행 중 길을 걷다가 한 작은 마을 샘터 앞에 도착했을 때였다. ‘뤼네르 성인(St. Lunaire)의 샘’이라는 이름이 붙은 그곳에는 주물 격자문이 달린 작은 돌집이 있었다. 샘물이 갇혀 있는 것이 신기해서 안을 기웃거리다가 나도 모르게 땅바닥에 눈길이 갔다. 그 순간 내 발 바로 옆에 누워 있는 작은 새를 발견하고는 깜짝 놀라 뒤로 엉거주춤 물러섰다. 하마터면 새를 밟을 뻔했다. ..
행사장에 오지 못한 수상자를 생각하며 -이내의 [두근두근 길 위의 노래] “일단, 그냥, 같이” ‘인연’이라는 단어의 어감을 좋아한다. 소녀 시절 피천득의 수필을 읽고 베껴 써서 친구에게 건네 주던 그때는, 하지만 아직 그 뜻을 제대로 알지 못했던 것 같다. 예상할 수 없는 여행처럼, 예상할 수 없는 인연들이 겹겹이 쌓이다가 어떤 순간들을 맞이하는 벅찬 기분을 자주 경험하고 나서야 ‘인연’의 비밀이 손에 조금씩 잡히는 듯하다. ‘나까’와 ‘문교동 바이올린’과 나, 우리의 합주 ▲ 나까와 '문교동 바이올린'과 나, 우리 세 사람이 함께 무대에 선 첫 공연 포스터. 나까(nacca)는 일본에서 온 여성 싱어송라이터다. 나는 마쓰모토 하지메의 에 나오는 ‘그래? 아님 말고!’ 라는 말에 용기를 내어 ‘히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