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스트의 책장] “당위가 아니라 의지로” 살아가는 선녀 이야기 *이 리뷰는 웹툰 『계룡선녀전』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진실 높고 가파른 계룡산의 중턱에서 주막 모양의 커피숍을 운영하고 있는 할머니가 있다. 커피 메뉴의 이름은 ‘사슴의 눈물’, ‘참새의 아침식사’, ‘안돼요 공주님’, ‘검은 물’... 이런 식이다. 커피에 파리가 빠져도 바꿔주기는커녕 손가락으로 파리를 건져내 살려보내는 괴팍한 할머니 바리스타, 장사가 잘 될리 없을텐데 손님은 붐빈다. 불쾌한 의문 속에서 커피를 한 모금 마시면 이내 이해하게 된다. 왜 모두가 이 할머니의 커피를 다시 찾는지 말이다. 할머니의 정체는 선녀, 북두칠성의 첫 번째 별 탐랑성, 이름은 선옥남이다. 물과 초목을 다스리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러니 ..
[페미니스트의 책장] 자룡 작가 웹툰 『이대로 멈출 순 없다』 ※이 리뷰는 웹툰 『이대로 멈출 순 없다』에 대한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2021년의 봄, 학교폭력 문제가 연예계를 휩쓸고 갔다. 이 흐름은 학교폭력이라는 주제를 또 한 번 우리 사회에 끌어올렸지만 그 누구도, 그 무엇도 보호하지 못한 것 같다. 누구를 무엇으로부터 어떻게 보호해야 하는지, 학교폭력 문제의 해결이라는 게 무엇인지 논의하지 못했으니까. 우리는 학교라는 공간이 무엇인지조차 잘 모르는 게 아닐까? 언젠가 학교라는 곳은 정글 같다고 표현한 적이 있다. 다수의 타인을 한 공간에 놓지만 공존하는 법을 가르쳐주지 않는 곳. 학교 안에는 여러 가지 규칙이 있고 교칙이라는 형태로 연속적인 계승이 이루어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그것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