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닮은 누군가를 만났다” 영화 영화 은 이제 곧 불혹의 나이에 접어들 이혼 1년차 여성 ‘보영’의 일상을 담은 영화다. 여성운동가로 활동해 온 이숙경 감독이 마흔이 넘은 나이에 한국영화아카데미에 입학해 졸업작품으로 내놓은 첫 장편인 이 영화는, 감독이 자신의 딸과 아버지를 주인공의 딸과 아버지로 직접 출연시키고 있을 만큼, 실제 이혼을 경험한 감독 자신의 삶이 속속들이 녹아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하지만 감독 스스로도 이야기하고 있듯, 의 메시지는 ‘한 이혼여성의 일상의 기록’에만 머물지 않는다. 오히려 그 기록은 ‘이혼’의 문제를 넘어, ‘여성’을 넘어 보편적인 이해와 소통의 문제로 나아간다. 이혼을 했건 안 했건, 결혼을 했건 안 했건 일상의 어느 순간 맞닥뜨리게 되는 출구 없는 감정들. ‘까칠..
▲ 가족관계의 굴레에서 드디어 독립하다 고함소리, 밖으로 나와 구경하는 동네 사람들, 성인이 된 자녀들을 이젠 힘으로 제압시킬 수 없는 아버지는 분노를 집안의 옷을 다 꺼내 칼로 찢는 행동으로 대신 풀었다. 내 신고로 온 경찰은 큰 따님이 아버님을 잘 달래서 말리라는 얘기만 남기고 가버렸다. 내가 집을 나온 날 상황이다. 그 이후 다시 들어가지 못하고 강제적으로 독립을 하게 되면서 나에게 독립이란, 가족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해보게 됐다. 매 맞던 초등학생 아이 내 부모는 아이를 양육하기에는 준비가 안 된 사람들이었다. 그러나 결혼에 이은 출산, 양육 외에 다른 삶의 방식이 흔치 않던 그 시대 보통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내 부모도 결혼을 했고 자동으로 아이를 셋이나 낳았다. 많은 부모들이 모르고 있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