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는 아픈 전쟁의 상처와 기억들을 간직하고 있다. 그러나 이상하리만치 한국전쟁의 기억과 고통은 이를 겪어낸 사람들의 입으로 이야기되지 못했다. 가족이나 가까운 주위 사람들 사이에서도 전쟁의 경험은 침묵되었다. 특히 전쟁 속 여성들, 그리고 전쟁 후의 일상을 겪어낸 여성들의 이야기는 당사자들의 가슴 속에 묻혀 있다. 여성들의 기억 속의 전쟁과 그 후 삶의 이야기를 통해, 제대로 쓰여지지 못한 우리의 현대사를 비추어보고 전쟁과 여성, 전쟁과 인권이라는 화두를 던져보고자 한다. “한번도 그때 얘기를 꺼내지 못했어” “6.25때 죽었다고 하면 무조건 공산당이 죽였다고 했지. 그렇지만 우린 국군이 죽였다는 걸 알았어. 그러니 얼마나 억울해. 국군한테 나라 지키라고 했더니, 선량한 국민을 죽이는 국군이 어디..
다큐멘터리 송신도, 그녀는 아름답다 그녀는 입이 걸다. 그녀는 거침이 없다. 그녀는 웃음이 많다. 그녀는 눈물이 많다. 그녀는 노래를 잘한다. 그녀는 씩씩하다. 그녀는 당당하다. 송신도, 그녀는 아름답다. 부모가 정해준 혼사자리가 마음에 들지 않아 신혼 첫날밤에 가출을 감행한 당돌하기 짝이 없는 열여섯 소녀 송신도. ‘정신대’가 무슨 소린지도 모르고 그저 일본군을 따라가면 원치 않는 결혼을 안 해도 되고 돈도 벌 수 있다니, 그래서 따라 나섰다가 일본군 ‘위안부’가 되어버린 송신도. 초경을 시작하기도 전에, 성행위가 뭔지 알기도 전에 낯 모르는 군인 앞에서 다리를 벌려야 했던 송신도. 초경이 시작된 후 수도 없이 임신과 유산을 반복하고, 결국은 자궁 속에서 7개월 만에 죽은 아이를 자기 손으로 끄집어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