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꿈꾸는 ‘죽음’ 죽어가는 과정을 온전히 살 수 있길 ※ 질병을 어떻게 만나고 해석할 지 다각도로 상상하고 이야기함으로써 질병을 관통하는 지혜와 힘을 찾아가는 연재입니다. 페미니스트 저널 # ‘나의 죽음’을 생각해보는 이유 이른 아침, 이슬 흔적이 확연히 남아 있는 텃밭. 습한 느낌이 오히려 청량감으로 다가오는 시간이다. 확연한 흙냄새와 오이순을 지를 때마다 피어나는 풋내음이 숨 쉬는 게 기분 좋은 일임을 확인시켜준다. 들풀을 뽑고, 몇 가지 씨앗을 추가로 심은 뒤, 텃밭의 숨길과 물길이 잘 흐르도록 가벼운 호미질을 한다. 그렇게 두어 시간 텃밭에서의 노동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샤워를 하고 잠시 눕는다. 그제서야 여기저기 가벼운 뻐근함이 감지되고, 몸의 모든 뼈와 근육은 기다렸다는 듯 일제히 바닥..
혼자 사는 여성들의 ‘건강두레’를 상상하다 1인가구, 정서적 공동체가 필요해 ※ 질병을 어떻게 만나고 해석할 지 다각도로 상상하고 이야기함으로써 질병을 관통하는 지혜와 힘을 찾아가는 연재입니다. - 페미니스트 저널 한곳에 살지 않아도 함께 살아가는 친구들 혼자 살다가 아프면 어떡할래!글쎄,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누군가 알려주면 좋겠다. 그런데 저런 말로 협박하는 이들 일수록 답을 가지고 있을 리 없고, 오랜 1인가구로 살아온 나도 잘 모르겠다. 이따금 나에게 1인가구로서 투병 기간을 어떻게 보냈냐고 묻는 이들이 있다. 뭔가 팁이라도 있을까 싶어 약간 기대감을 품고 하는 질문인 것 같은데, 미안하게도 상대에게 힘 빠지는 답을 하게 된다. 한창 아프던 시기는 애인과 함께 살았다. 그리고 그때 연애중이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