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20년’ 해고된 여성들을 기억하며 당신의 고통과 희생에 위로를… ※ 질병을 어떻게 만나고 해석할 지 다각도로 상상하고 이야기함으로써 질병을 관통하는 지혜와 힘을 찾아가는 연재입니다. 페미니스트저널 바로가기 ‘IMF 20년’ 언론에서 주목하지 않는 이야기 올 한해 ‘IMF 20년’을 조망하는 기사가 쏟아졌다. 나는 IMF라는 단어를 볼 때마다 돌 같던 그의 어깨가 떠오른다. 그를 만난 건 아픈 여성들과 함께하는 몸 워크샵이었다. 몸의 움직임을 통해 마음을 살펴보는 시간으로 춤과 요가 사이에 있는 움직임 워크샵 같은 형태였다. 워크샵 강사는 ‘척추는 몸에 새겨진 자서전’이라고 했다. 이어서 두 발을 벌리고 나무가 뿌리를 내리듯 발을 바닥에 밀착시키고 단단히 서보라고 했다. 그리고는 머리를 천천히 바..
‘아픈 몸’에 대한 차별 질병을 사유하라 ※ 질병을 어떻게 만나고 해석할 지 다각도로 상상하고 이야기함으로써 질병을 관통하는 지혜와 힘을 찾아가는 연재입니다. 페미니스트저널 바로가기 갑자기 떨어지는 소나기, 교복을 입은 한 무더기의 아이들이 처마 있는 곳을 향해 달린다. 그런데 그중 유난히 작고 뒤처진 아이가 보인다. 아이는 깔깔거리며 “현기증 때문에 빨리 못 뛰어”라고 말하고, 앞선 아이들도 깔깔거리며 “병신같이 왜 못 따라와”라고 말한다. 다들 유쾌해 보인다. 병신이라는 말을 듣고, 뱉은 실제 마음도 그런지 모르겠지만. 병신(病身), 글자 그대로의 원뜻은 ‘병이든 몸’이다. 그러니까 현기증이 있다는 그 아이도 나도 병신이다. 그리고 현대인의 상당수가 병신이다. 하지만 알다시피 병신의 원뜻은 사실상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