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결에 서로 전하는 안부 친구들과 정선으로 터를 옮기다(하) ※ 비혼(非婚) 여성들의 귀농, 귀촌 이야기를 담은 기획 “이 언니의 귀촌” 기사가 연재됩니다. 이 시리즈는 한국언론진흥재단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통해 제작됩니다. [편집자 주] ‘여성 집 짓기 공동체’ 상상해보기 장작으로 쓸 통나무를 자르고 패는 일부터 시작해서 물탱크 청소, 주물난로 이동 및 설치, 아궁이 환기 팬 수리 및 타이머 설치 등등 방법을 잘 몰라서, 알아도 힘이 달려서, 연장 다루는 게 겁나서, 해볼 수도 있겠지만 엄두가 나지 않아서… 일거리를 보고도 넘어가거나 주변의 도움을 받는 일이 많다. 비슷한 시기에 이사 온 남동생네는 전공이며 경력이 나와 크게 다르지 않은데도, 오래된 집을 구해 서툴게나마 직접 집을 수리하더니 이제는 ..
반촌(半村), 도시 탈출을 통해 얻은 것 유목민의 村스런 체류기(상) ※ 비혼(非婚) 여성들의 귀농, 귀촌 이야기를 담은 기획 “이 언니의 귀촌” 기사가 연재됩니다. 이 시리즈는 한국언론진흥재단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통해 제작됩니다. [편집자 주] 비가 갠 아침. 햇살이 창을 넘어 들고, 창가에 아무렇게나 걸어둔 천 자락이 춤을 춘다. 작년 가을에 떠났던 성대 결절 꾀꼬리가 돌아왔는지 목청을 닦는 소리가 들린다. 풍경 소리가 정신을 깨운다. 바람이 살랑이는 마루에 햇볕줄기를 등지고 앉으면 마주 보이는 창가 너머로 잣나무가 일렁인다. 나른하게 번져오는 이 기분. 딱 좋다. 작년 겨울의 혹독함을 단박에 보상해주는 이 눈부신 평온함. 너무도 자극적이어서 지난 겨울 시도 때도 없이 눈 치우느라 얼마나 고생스러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