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푸른들의 사진 에세이] 집주인 할아버지와 나의 공유지 우리 집 앞마당은 집주인 할아버지가 요긴하게 쓰는 옥상이기도 하다. 이곳에는 할아버지가 놓아둔 60여개 엇비슷한 화분들과 3개의 큰 빨래건조대로 빽빽하다. 도시농부인 할아버지는 한 해 동안 이 화분들에 상추, 토마토, 고추, 배추, 무를 차례로 길러낸다. 늦가을 무를 수확하고 나서, 그나마 겨울동안 이곳은 내 차지가 되었다. 추위가 가시자 화분 흙 사이로 지난 해 거두지 못한 대파 밑단에서 싹이 삐쭉 올라왔다. 아쉽지만 이제 할아버지와 나의 공유지로 바뀌게 되는 시기이다. 요새 할아버지는 옥상에 올라와 볕 좋은 날 빨래를 널기도 하고, 겨우내 눈과 바람을 맞아 지저분해진 화분을 닦아내고, 굳어버린 흙을 갈고, 동네 한약방에서 얻어온 한약찌꺼기와 퇴..
여성주의 저널 일다 www.ildaro.com 스무살 여연의 공상밥상 (11) 채소 샐러드 홈스쿨링과 농사일로 십대를 보낸, 채식하는 청년 여연의 특별한 음식이야기. 갓 상경하여 대도시 서울의 일상 속에서 펼쳐지는 스무살 청년의 음식을 통한 세상 바라보기, 좌충우돌 실험 속에서 터득한 ‘여연표’ 요리법을 소개합니다. www.ildaro.com 신선, 순수, 영양…화려한 말로 포장된 마트 식품 후덥지근한 낮이 지나가고, 시원한 바람이 살살 부는 밤에는 가끔 자전거를 타고 근처에 있는 대형마트에 놀러 간다. 물건을 사기 위해서는 아니다. 새로운 문화를 처음 접한 원시인이 된 기분으로, 한밤중에도 대낮같이 환한 마트 구석구석을 돌아보다가 돌아오곤 한다. 적당히 크고 북적거리는 큰 2~3층짜리 대형마트는 심심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