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톱과의 대화’ 난민 여성들의 이야기네일쌀롱, 손톱의 기억을 듣는다는 것 ※ 페미니스트 연구자들이 발굴한 여성의 역사: 가시화되지 않았던 여성들의 자취와 기억을 공적 담론의 장으로 건져 올리는 여성사 쓰기. 이 연재는 한국여성재단 성평등사회조성사업 지원을 받아 진행됩니다. 바로가기 보이지 않지만 말하고 있는 목소리 손톱만으로 말하는 존재를 상상할 수 있을까? 누군가 자신의 모습을 완전히 드러낼 수 없는 상황에서도 무엇인가를 말하고 싶어 할 때, 듣는 이는 과연 어떤 대화의 장을 통해 응답할 수 있을까? 그리고 부분적으로만 드러나는 누군가의 몸에서 ‘우리’는 무엇을 읽어낼 수 있을까? 여전히 작고 취약한 이미지로만 자신을 드러낼 수 있는 존재들이 있다면, 이들의 표현을 듣고 말할 방법을 찾을 수밖에 없다..
‘여성 시선’으로 기록한 베트남 전쟁, 무엇이 달랐나?다큐멘터리 영화 제작진과 만나다 전쟁은 항상 ‘남성의 것’이었다. 전쟁의 모습은 남성의 얼굴을 하고 있고 전쟁의 역사는 그들의 목소리로 기록되었다. 전쟁의 기억은 남성의 몫이었다. 하지만 정말로 전쟁이 ‘남성들만 아는’ 일, 남성들의 기억인 걸까? 베트남 전쟁 당시 파병된 한국군에 의해 자행된 민간인 학살 피해생존자 이야기를 담은 영화 의 이길보라 감독은 “전쟁 그런 거 난 몰라, 그건 남자들이 알지.”라는 할머니의 말에 의문을 가지면서 영화를 시작했다. 할아버지가 베트남전 참전으로 부재중이던 당시 집안을 먹여 살린 건 할머니인데, ‘정말 전쟁과 상관없는 사람이었던 걸까?’라는 질문을 가지고서 말이다. 이길보라 감독은 할아버지가 참전군인이었지만 민간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