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젠더, 당신의 목소리와 함께하겠다2020 ‘트랜스젠더 추모의 날 촛불문화제’ 참여 후기 오랜만에 꽃을 샀다. “추모행사에 가는데 어떤 꽃이 좋을까요?” 꽃집 사장님은 하얀색 꽃을 추천해 주셨다. 평소에 하얀색이 가진 이미지를 썩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순백의’, ‘깨끗한’ 이런 건 왜인지 거리감 있달까. 하지만 이번엔 ‘비어있는’의 의미가 연상됐다. 무엇이든 될 수 있는, 무엇으로든 채워질 수 있는 존재를 상상하니 조금 기분이 좋아졌다. ▲ 트랜스젠더 추모의 날 촛불문화제에 하얀 꽃다발을 들고 가는 길. ©일다 그러던 찰나, 꽃집 사장님이 물었다. “혹시 어느 분 추모 행사인지 여쭤봐도 되나요?” 아주 잠시 침묵이 흘렀지만 곧바로 대답했다. “친구요.” ‘모르는 사람들을 친구라고 불러도 되는걸까?..
팬픽의 퀴어한 진화, 퀴어페스④ 퀴어팬덤의 케이팝 서사놀이 케이팝 아이돌이 세대를 거치며 변화한 모습을 드러내고 ‘퀴어함’(Queerness)을 차용하는 경우도 생기기 시작했다면, 팬덤 역시 변화를 거쳐오고 있다. 팬픽도 마찬가지다. 단지 동성애 서사를 다루는 RPS(Real Person Slash, 알페스)가 아니라, 더 많은 다양한 퀴어함을 다루는 ‘퀴어페스’가 등장한 거다. 팬픽과 알페스(RPS) 모두 아이돌 멤버들을 엮는 ‘커플링’을 기반으로 한 연성이 기본이다. 팬픽이 소설 형식을 띈다면 알페스는 ‘썰’이라 불리는 짧은 글부터 긴 글, 그림, 영상, 소설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된다. 요즘은 알페스가 통용적으로 쓰인다. 퀴어들의 서사 놀이, 퀴어페스 두 번째 세미나에서 퀴어페스 팬픽들을 소개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