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나를 데려가는 곳으로 집에 이르기까지③ ※ , 을 집필한 김혜련 작가의 새 연재가 시작됩니다. 여자가 쓰는 일상의 이야기, 삶의 근원적 의미를 찾는 여정과 깨달음, 즐거움에 대한 칼럼입니다. -편집자 주 모든 탐험의 끝은 출발한 그 곳으로 돌아가는 것,그리고 비로소 처음으로그 곳을 아는 것 - 엘리어트 깃들 곳도 돌아갈 곳도 없는 놀랍게도 수십 년을 산, 서울 어디에도 발붙일 땅이 없었다. 가야할 곳도, 가고 싶은 곳도 없었다. 아무도 날 모르는 익명의 도시로서 서울을 좋아했지만 바로 그 이유로 해서 돌아갈 데가 없는 곳이 서울이었다. 해마다 오르는 전세 값은 서울의 변두리에서 변두리로 떠돌게 했다. 먼 거리에서 버스와 지하철을 갈아타며 직장을 다녔다. 언제나 피곤하고 지쳤다. 이웃을 만들 시간..
자녀에게 일본군 ‘위안부’ 이야기하기 16. 불편한 질문들 ‘아들 키우는 엄마’가 쓰는 초등학생 성교육 이야기가 연재됩니다. 필자 김서화 씨는 초딩아들의 정신세계와 생태를 관찰, 탐구하는 페미니스트입니다. [편집자 주] 왜 ‘누나’는 기억하고 ‘소녀상’은 치워야 해? 연말 가족휴가 중에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한일 합의 뉴스를 접했다. 우리 부부는 있는 욕, 없는 욕을 쏟아내며 휴가를 보냈다. 아들은 살벌한 분위기를 감지하고는 잠잠히 있더니 휴가에서 돌아온 다음날 나에게 조용히 물었다. “엄마, 일본이 또 쳐들어온대?” 아, 그건 아니다만. 그날부터 나는 며칠 째 아들에게 일본군 ‘위안부’가 무엇인지 설명하고 있다. 보다 정확히 하자면 녀석은 그저 무심한 듯 시크하게, 현실과 드라마 를 구분도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