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해결, 아이들을 믿어주는 것부터 학교폭력이 부각되자 정부는 학교현장에 경찰력을 동원해 감시와 통제를 강화하는 것을 ‘대책’의 일환으로 내놓았다. 그러나 오랜 기간 학교 현장의 변화에 대해 고민해온 이들은 이같은 정부의 학교폭력근절대책이 학생들을 더욱 폭력에 둔감하게 만들 뿐이라고 경고한다. 부산에서 9년간 교육복지사로 일해 온 고윤정님이 교육현장의 구체적 경험을 바탕으로 학교폭력의 본질과 해결 방안을 이야기한다. [여성주의 저널 일다] 아이들의 변화는 어디에서 오는가 3천원어치 사과 봉지에 관한 이야기로 시작하고자 한다. 몇 년 전 마을도서관에서 다급히 나를 찾는 전화가 왔다. 갓 20살 넘긴 남자아이가 내 연락처를 묻는다며 빨리 와주길 바란다는 내용이었다. 급히 달려가 아이 얼굴을 확인하며 무..
[일다] “그대들은 고삼이 아니고 열아홉살” 2009년 11월 12일, 서울시 광화문 정부중앙청사의 문 앞엔 겁대가리를 상실한 열아홉 살 다섯이 모였다. 가진 것은 피켓과 배짱뿐이었다. 이날은 대학수학능력 시험이 있는 날이었다. 나는 국가에서 전국 고3들을 심판하기 위한 대수능의 날을 기리기 위해, 경남 산청에서 상경한 촌뜨기 다섯 중 하나였다. ‘대학을 꼭 가야해?’ 내가 대학을 안가고 수능시험 날에 1인 시위를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은 건 고2 겨울방학 때었다. 다들 알겠지만 대한민국에서 고2 겨울방학이란 학생이건 학부모건 도저히 평온할 수 없는 기간이다. 학생은 이제 고3이 될 것을 생각하니 그 자체만으로도 머리 아프고 심란한데 부모님까지 남의 아들딸과 비교해가면서 스트레스 주니 짜증나 죽겠고, 학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