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여성의 몸 이야기⑤ 강점 찾기 내 영혼의 좌표를 찍어준 몸 연재는 외면하기, 직면하기, 비교하기, 수용하기, 강점 찾기, 표현하기 등 장애여성이 자신의 몸에 반응하는 다양한 방식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다. 그럼으로써 타자화된 장애여성의 이미지를 뛰어넘어, 우리 자신의 언어를 통해 장애여성의 삶을 재구성하려는 데 의의가 있다. – 편집자 주 파탄이 나버린 연애의 원인은 외모지상주의? 태어나 처음으로 연애라는 걸 시작했을 때서야 비로소 내 몸을 진지하게 돌아봤을 것이다. 비(非)장애인 애인에게 섹시하게 보이고 싶은데, 이 몸으로는 도저히 섹시한 분위기가 나지 않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사람이 여자친구에게 바란 건 ‘섹시함’이 아니었고, 나는 어떻게 꾸며도 섹시해 보이는 타입이 아니었는데, 더 사랑 받길 ..
우리가 일을 해야 하는 두 가지 이유 눈이 오다 비가 오다 날씨가 변덕이 심하다. 필요한 책이 있어 주섬주섬 입은 옷에 비옷을 걸치고 우산을 챙겨서 도서관을 향했다. 지난번에 빌린 책을 반납하고, 도서관 서가의 책들도 검토해보고, 또 집에서 참고할 책도 빌려와야 하니 말이다. 집에다 필요한 책 모두를 갖춰놓고 일할 처지도 아니지만, 무엇보다도 동네 도서관을 나의 도서관으로 삼기로 했으니, 읽고 싶은 책, 읽어야 하는 책을 구하려면 몸을 부지런히 움직여야 한다. 나처럼 도시에서 정신노동으로 먹고 사는 사람은 몸을 움직일 일이 많다고 할 수 없다. 전업주부였던 어머니처럼 집안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도 아니니, 도서관까지 책을 구하러 다니는 몸수고는 내게 꼭 필요한 일인 셈이다. 인간이 정신과 몸을 가진 생명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