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숲을 꿈꿔보자 사실 ‘읽기’는 축복이기도 하고 저주이기도 하다. 문자는 인간지성이 발명한 것 중에서 가장 뛰어나고 독창적인 것 중 하나이다. 선별적으로 글을 읽는다면 글 읽기는 성장에 대단한 도움이 된다. 하지만 이를 과용한 결과 글 읽기는 우리 삶을 압도해버렸다. 직접 체험하는 데 써야 할 시간을 다 잡아먹는 괴물이 되어버린 것이다. 우리 중 상당수는 글 읽기에 중독되어 있다. 읽는 습관이 지나쳐서 우리의 실제 삶을 질식시키는 경우가 많다. 오랜 세월 동안 읽기에 중독된 경험이 있던 올더스 헉슬리는 이를 ‘병’이라고 불렀다. (윌리엄 코프스웨이트 『핸드메이드 라이프』 4. 배움과 가르침 중에서) 우리 집에서 동네 도서관으로, 그리고 다시 집으로 되돌아오는 데는 보통 걸음으로 15분 정도 걸리나 ..
장애여성의 몸 이야기③ 직면하기 연재는 외면하기, 직면하기, 비교하기, 수용하기, 강점 찾기, 표현하기 등 장애여성이 자신의 몸에 반응하는 다양한 방식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다. 그럼으로써 타자화된 장애여성의 이미지를 뛰어넘어, 우리 자신의 언어를 통해 장애여성의 삶을 재구성하려는 데 의의가 있다. 감촉만으로도 참혹했던 수술 자국 허리 수술 후 수술자국을 두고 동생은 내게 “언니, 등에 지네가 있어. 징그러워”라고 했었다. 병원생활 초기엔 전적으로 도움이 필요한 중증환자였기에 욕창도 생겼다. 욕창은 계속 커졌고 결국 수술로 욕창을 치료해야 했다. 욕창 수술이라는 것이 주변에 있는 살을 당겨다 욕창부위에 구겨 넣는 거라, 엉덩이의 수술 자국은 감촉만으로도 참혹했다.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어깨 수술 자국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