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담] 여교사 성추행 동영상이 남긴 것 이런 일이 발생했다면, 누가 보아도 명백한 성추행이다. 그런데 이 일이 교실에서 남학생과 여교사 사이에 일어난 일이라는 이유로, 성추행이나 성희롱이라는 말을 꺼내기 조심스러워진다. 위 상황 속에서 분명히 존재하는 남성-여성 간의 ‘성별 권력’ 관계를 우리 사회가 인정하지 않는 탓이다. 하지만 성별 권력관계를 인정하지 않고서는 사건의 본질이 은폐될 수밖에 없다. 사회를 떠들썩하게 한 소위 “여교사 성희롱 동영상” 사건 이후 오가는 이야기들을 들어보면, ‘교실 성폭력 예방하기 위한 방법’보다는 침해 당한 ‘교권’을 보호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자는 목소리가 높다. 때마침 추진 중인 ‘교내 휴대폰 사용금지 조례’ 제정움직임과 맞물려, 교권회복 목소리는 더욱 힘을 얻고 있..
나는 공지영이라는 작가를 좋아한다. 처음부터 이 작가를 좋아했던 건 아니었다. 젊은 날 나는 그녀를 막연히 질시했다. 글도 잘 쓰고, 예쁘기까지 한 여자가 대중적인 인기를 누리는 것이 내심 배가 아팠다. 오래전 한겨레신문의 열혈구독자였을 때 읽었던 만 해도, 누구도 주목하지 않을 만한 인물을 참으로 잘 그려냈다 싶은 정도였지 큰 감동은 없었다. 그러다 몇 년 전 모 일간지에 연재되던 을 꼬박꼬박 챙겨 읽으며 비로소 그녀를 좋아하게 되었다. 삶 앞에서 어쩌면 그리도 치열할 수 있으며, 그토록 진솔한 작품세계를 구사할 수 있다니…. 비로소 잘 알지도 못하면서 한 여자를, 그 여자의 작품을 고깝게만 여겼던 내 안의 파시즘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 뒤부터 작가 공지영이 좋아졌다. 그리고 2009년 여름을 뜨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