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함께 본 ‘국제시장’ 문승숙 “군사주의에 갇힌 근대” ※ 여성들의 이야기를 듣고 읽고 쓰는 사람, 의 저자 안미선의 연재 칼럼입니다. 영화관에서 을 보고 돌아서는 길에, 엄마가 묻는다. “근데, 왜 저 부인 가족 이야기는 안 나오지? 둘 다 독일에서 광부로, 간호사로 일하다 만났고 여자도 맏이고 자기 가족을 책임져야 했다면서, 결혼한 다음 부인 친정 쪽 가족은 어떻게 된 건지, 맏딸이 더 안 벌어줘도 되는 건지, 어찌됐는지 그런 얘기는 없냐?” 이상하다는 것이다. 왜 여자가 결혼하고 나면 남자 쪽 가족으로만, 게다가 의존적인 존재로만 그려지는지 말이다. 그런데 이런 말도 했다. “마지막 장면 참 안됐더라, 남편이 아버지를 부르면서 ‘그동안 힘들었다’고 우는 장면 말이다. 그러게, 남자들이 밖에서 ..
그래서, 정의란 무엇인가 3년차 여기자의 딜레마 ※ 2014년 는 20대 여성들이 직접 쓰는 노동 이야기를 연재합니다. 이 기획은 한국여성재단 성평등사회조성사업의 지원을 받습니다. [편집자 주] 딜레마.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이 말은 ‘선택해야 할 길은 두 가지 중 하나로 정해져 있는데, 그 어느 쪽을 선택해도 바람직하지 못한 결과가 나오게 되는 곤란한 상황’을 뜻한다. 일하거나 일하지 않거나. 기자의 의무에 충실하거나 개인의 권리를 지키거나. 둥글게 사회와 타협하거나 날카롭게 자의식을 지키거나. 기자에 지원했을 때부터 현장을 누비며 3년차에 접어들기까지 딜레마가 아닌 순간이 없었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그렇다. 뻔하지만 결국 쓰고야 마는 ‘이상과 현실의 괴리’ 스물네 살의 나는, 졸업은 하고 싶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