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가 된 거장이 들려주는 작은동화 이후 4년 만에 미야자키 하야오의 신작이 우리 곁을 찾아왔다. 일흔을 바라보는 노감독이 내놓은 작품은 사람이 되고 싶은 물고기 ‘포뇨’와 다섯 살 소년 ‘소스케’의 이야기 다. 표면적으로는 ‘인어공주’식 이야기 구조를 가지고 있지만, 줄거리 설명은 크게 의미가 없을 듯하다. 한쪽에서 스토리가 빈약하고 완결성이 떨어진다는 원성을 사고 있기도 하지만, 이 영화는 오히려 그런 설정과 이야기의 디테일을 일부러 팽개친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상상과 환상, 그리고 꿈의 세계 감독의 전작들이 성인들에게 주는 메시지가 강한 영화들이었다면, 는 아이들 관객을 가장 앞에 놓고 만들어진 동화이다. “다섯 살 어린이가 이해하고 좋아할 수 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는 감독은 논리의 세..
미야자와 겐지의 동화세계 황량한 우주와 디스토피아(가공의 이상향,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나라)적 미래가 인상적인 애니메이션 . 이 만화에서 우주를 가로지르는 열차 모티브는 미야자와 겐지(1896~1933)의 동화 에서 따온 것이다. 생명과 자연이 자아내는 투명한 서정성 미야자와 겐지는 생전에는 인정 받지 못했지만 지금은 일본의 대표적인 동화작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원작 은 SF적인 애니메이션과는 또 다른 인상적인 세계를 펼친다. 가난하고 외로운 소년 조반니와 친구 캄파넬라는 밤 열차를 타고 여행을 떠난다. 하늘거리는 용담꽃, 수정 같은 모래, 인광처럼 빛나는 은하의 물, 타오르는 전갈의 붉은 불이 둘러싼 환상적인 풍경 속에서 조반니와 캄파넬라는 이별, 죽음과 같은 인간이 홀로 감당해야 할 숙명적인 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