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하의 딸을 만나러 가는 길 (9) "만나야 정이 쌓이죠!" 대학 후배인 현정이를 만나야겠다는 생각이 든 건 정말 최근의 일이다. 프랑스로 유학을 떠나기 직전에 만난 것이 마지막이었다. 귀국한지 9년이 다가오도록 한 번도 생각나지 않았던 현정이가 몇 달 전 불현듯 떠올랐다. 지난 수첩을 뒤지고, 주변 친구들에게 전화를 해 현정이의 연락처를 물어보았지만, 그녀와 소식이 닿는다는 사람은 찾지 못했다. “갑자기 현정이는 왜?" 궁금해 하며 묻는 친구에게, “응, 보고 싶어서!” 라고 짧게 대답하고는 전화를 끊었다. 그러다 며칠 전 늦은 밤, 우연히 서랍 깊숙이서 그녀의 명함을 발견했다. 현정이를 만날 수 있을 거란 기대로 잠을 설치며, 날이 밝기를 기다렸다. 그리고 다음날 흥분된 마음을 가다듬고 그녀의 사무실..
[일다] 딸을 만나러 가는 길 (3) 엄마 미치는 꼴, 보고 싶어? 내 결혼관계가 이혼을 향해 치닫자, 다른 가족들까지 얽혀들면서 더 많은 비루한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냉정하면서도 예의를 지키며 남편과 시댁식구들을 대한 아버지와 달리, 다시는 보지 않을 것처럼 남편을 망신시키고 시어머님께도 험한 말을 입에 담으며, 화해할 수 없는 지경으로 몰아간 사람은 바로 어머니였다. 그러면서도 어머니는 이혼만은 안 된다며. 한 쪽에서는 친척어른들은 물론, 이웃 아주머니들까지 동원해 나를 설득하려 했다. 한 사람과 전화로 진을 빼고 나면 이틀 뒤에는 또 다른 사람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모두 어머니의 부탁을 받고 한 전화라는 건 묻지 않아도 잘 알고 있었다. 한 번은 한 숙모님께 전화가 왔다. “여자들은 모두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