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하의 딸을 만나러 가는 길 (16) 낳은 엄마, 기른 엄마 ② 내가 딸의 새엄마에 대해 신경 쓰기 시작한 건 최근의 일이다. 우리 부부의 이혼 판결이 나기 무섭게 그녀는 전남편과 아이, 그리고 시어머니와 시누이 가족들이 살고 있는 집으로 가방을 싸가지고 왔더란 이야기를 시어머니로부터 들었을 때도 난 시큰둥해 했다. 더욱이 우리가 이혼할 거란 소문이 나자, 자기 때문에 이혼하는 거라며, 자기가 죽어야 한다고 울고불고 했다는 말을 주변 사람들에게 전해 들었을 때도 난 그녀를 탓하지 않았다. 항상 문제의 본질적인 원인은 당사자들에게 있다는 걸 잘 알고 있기에. 동거를 시작한 그들은 몇 달 후 결혼식을 올렸다. 사람들은 이따금 그녀의 소식을 전해주었다. 그래서 난 그녀가 결혼한 지 얼마 안 되어 쓰러진 시어머..
윤하의 "딸을 만나러 가는 길" (15) 나는 서울로 외출할 때마다 멋을 부리거나 평소보다 좀 더 외모에 신경을 쓴다. 그것은 몇 달 전 아이의 새엄마를 통해 아이가 서울 소재 대학에 입학했다는 말을 어머니로부터 들은 뒤부터였다. 손녀의 대입여부가 궁금하셨던 어머니는 아이의 새엄마에게 전화를 걸었다. 아이가 대학에 합격 했느냐는 어머니의 질문에 그녀는 “서울에 있는 대학에 입학했어요” 하더란다. 이어서 어머니는 어느 대학이냐고 물으셨는데, “찾아올까봐 그건 가르쳐 줄 수 없다”고 그녀가 딱 잘라 말하는 바람에 더 묻지도 못하고 전화를 끊었다고 하셨다. 그렇지만 어머니는 손녀가 대학에 입학했다는 사실만으로도 매우 흡족해 하셨다. 어머니는 손녀의 새엄마에게 “찾아가긴 누가 찾아가?”라고 말했다고 하셨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