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의 시그리드와 헬레나를 찾아서 클라우즈 오브 실스마리아 ※ 필자 소개: 지아(知我)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공연을 만드는 사람입니다. 영화칼럼을 비롯해 다양하고 새로운 실험으로 전방위적인 글쓰기를 하고 있습니다. feminist journal ILDA 바로가기 ▶ 올리비에 아싸야스 감독, 줄리엣 비노쉬 주연 영화 2014. 오래전 필자가 한 잡지에 썼던 어른을 위한 우화의 한 부분이다. 이야기 속 여자만큼은 아니더라도 우리는 나이에 대해 적잖이 부담스러워하고 때론 곤혹스러워한다. 어렸을 때 나이 듦은 미래로 가는 빛나는 통과의례처럼 느껴졌지만, 시간에 가속도가 따라붙으면서 나이는 삶을 무례하게 추월하는 과속 차량처럼 느껴진다. 물론 ‘나이 듦’을 지혜에 접목해서 칭송하는 이야기가 세대를 초월해서 ..
사라져버린 여성들의 자리를 기억하며영화 (케이) Feminist Journal ILDA (이언희 연출)는 지극히 현실적인 조망으로 시작한다. ‘을 중의 을’ 외주 홍보사에서 일하는 지선(엄지원)은 늦은 밤 퇴근해 집에 돌아와서도 딸아이와 눈 맞출 겨를 없이 바쁘다. 지선은 이혼 후 생계와 육아라는 이중고에 시달리는 워킹맘이다. 자신의 방식으로 가정을 지키려는 그녀에게 남성들은 “애가 당신이 엄마인 걸 알기나 해?”, “애 엄마랑 일 못 하겠다” 등 편견이 담긴 핀잔을 돌려준다. 그런 지선에게 중국인 보모 한매(공효진)는 큰 위안이 되는 존재다. 세상이 떠나갈 듯 울어재끼던 다은을 노래 한 소절로 웃게 만들 수 있는 한매는 영화 초반까지는 지선의 생활을 돌보는 사려 깊은 캐릭터로 그려진다. ▶ 이언희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