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장 문을 열어, 광장으로! ‘국제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 공동행동’ 문화제에 가다 어디선가 찬송가 소리 같은 것이 들려왔다. 그리고 확성기를 통해 전해지는 거친 외침이, 그 차분한 노래 소리를 방해했다. 노란 폴리스 라인 안, 그 작은 공간 안에서 모든 소리가 뒤섞이는 듯했다. 5월 16일 오후 3시, 부스 행사가 시작한 지 한 시간쯤 지나 도착한 서울역 광장은 조금 어수선했다. 내가 처음으로 마주한 국제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 ‘아이다호 데이’ 행사 모습이다. ▲ 5월 16일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국제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 공동행동’ 문화제 © 김예지 국제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 아이다호(International Day Against HOmophobia & transphobia. IDA..
갇힌 말들의 환한 여행 아티스트 웨이 ※ 여성들의 이야기를 듣고 읽고 쓰는 사람, 의 저자 안미선의 연재 칼럼입니다. –편집자 주 내 말을 들어줄 이가 없을 때 살다 보면 말할 데가 없을 때가 있다. 내 친구는 이혼을 하고 나서 말할 데가 없었다 한다. 서울의 거리에서 행인을 쳐다보며 ‘저 사람들 아무나 붙잡고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했다. 말이 너무너무 하고 싶은데 들어줄 사람이 없었다. 사별을 했던 친척이 전화를 해서 조언했단다. “아무도 네 말을 듣지 않을 거다. 사람들은 너무 바빠서 다른 사람 말에 신경 쓰지도 않고 들을 시간을 내주지도 않는다. 그러니까 넌 이제 기도를 해라. 하느님한테 말해라. 네가 살려면 하느님을 붙들어라. 그분만 네 말을 들어주실 거다.” 한 성폭력 생존자는 “어떻게 그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