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숲을 꿈꿔보자 사실 ‘읽기’는 축복이기도 하고 저주이기도 하다. 문자는 인간지성이 발명한 것 중에서 가장 뛰어나고 독창적인 것 중 하나이다. 선별적으로 글을 읽는다면 글 읽기는 성장에 대단한 도움이 된다. 하지만 이를 과용한 결과 글 읽기는 우리 삶을 압도해버렸다. 직접 체험하는 데 써야 할 시간을 다 잡아먹는 괴물이 되어버린 것이다. 우리 중 상당수는 글 읽기에 중독되어 있다. 읽는 습관이 지나쳐서 우리의 실제 삶을 질식시키는 경우가 많다. 오랜 세월 동안 읽기에 중독된 경험이 있던 올더스 헉슬리는 이를 ‘병’이라고 불렀다. (윌리엄 코프스웨이트 『핸드메이드 라이프』 4. 배움과 가르침 중에서) 우리 집에서 동네 도서관으로, 그리고 다시 집으로 되돌아오는 데는 보통 걸음으로 15분 정도 걸리나 ..
[정인진의 교육일기] 독후감을 꼭 써야 할까? 성원이 어머니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아이가 스스로 책 읽는 습관을 기르기 위해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느냐는 상담을 청한 이후, 몇 차례 통화를 더 했다. 그 때마다 내가 일러드린 대로 했더니 성원이가 하루가 다르게 변해간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그 말씀을 전하는 어머니의 목소리는 늘 감동으로 가늘게 떨렸다. 성원이 어머니는 선생님 덕분이라며 나에게 공을 돌렸지만, 말씀 드린 걸 실천한 어머니가 더 대단해 보였다. 상담을 청하는 많은 부모에게 이런 저런 처방을 말씀 드리곤 하지만, 실천한 분은 성원이 어머니가 유일하다. 무엇보다 성원이의 빠른 변화에는 나도 많이 놀랐다. 어머니와 의논할 당시, 오래 기다려야 한다고, 적어도 1년 이상 또는 2년이 넘을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