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게 뻗은 도로가 갈라놓고 있는 A아파트와 B아파트. 부근 초등학교 교실도 이 도로를 경계로 갈라진다. 학생들이 A파, B파로 나뉘어 다니는 것이다. 어떤 부모는 A아파트 관리사무소 소장에게 “B아파트에 살고 있는 아이들이 출입하지 못하도록 조치해 달라”는 부탁을 하기도 했다. 심지어 같은 이름의 아파트 단지 내에서도 이런 현상을 볼 수 있다. 큰 평수 아파트 단지와 작은 평수 아파트 단지가 갈라지는 이 길은 그냥 좁다란 길일뿐이지만, 학생들은 이 길을 경계로 교실에서도, 운동장에서도, 놀이터에서도 나뉘어져서 논다. 작은 동네에서조차 상대적인 ‘빈부 차’에 의해 ‘분리’되어 지는 것들. 차별과 편견, 패거리주의로 얼룩진 사회의 단면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다. 일다▣ 박김수진 [저널리즘의 새지평일다 w..
초등학교 점심시간 썰렁한 운동장 아이가 다니는 학교에 방문한 날, 말로만 듣던 ‘초등학교 급식시간’은 왔다 갔다 하는 아이들로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그에 비해 점심 시간 내내 운동장은 썰렁하기 그지없었다. 나의 기억으로는 학교 다닐 때 점심 시간이면 운동장에 나가 노느라고 시간 가는 줄 몰랐었는데…. 알고 보니 이유는 급식 때문이었다. 여건상 한꺼번에 급식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 아니다 보니 학년별로 간격을 두고 먹는 것이다. 점심 시간은 1시간 남짓한데 먼저 먹는 저학년은 식사를 끝내자마자 하교 길에 오르고, 30분쯤 지나서 고학년 식사가 시작되는 것이다. 밥을 먹고 나면 점심 시간 끝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운동장에서 노는 아이들은 없고 급식하는데 점심 시간을 다 보내고 있었다. 점심 시간이 이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