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신의 도서관 나들이(13) “세상에는 그대 이외에 아무도 걸을 수 없는 유일한 길이 있다. 이 길이 어디로 향하고 있지? 라고 묻지 말라. 그 길을 그냥 따라가라.” (프리드리히 니체 3부 ‘교육자 쇼펜하우어’> 도서관의 책을 읽다 보면, 마치 중독이라도 된 듯 반납과 대출의 끝없는 순환 속에 갇힐 때가 있다. 서가 곳곳에 숨어 있던 흥미로운 책들이 꼬리를 물고 등장해 내 호기심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미처 읽을 짬을 찾지 못한 집안의 책은 한동안 방치된다. 그래서 가끔은 일부러 집안의 책장부터 둘러본다. 이번에 내 눈길을 붙잡은 책은 친구가 청소년에게 소개해주라며 건넨 것인데, 일본 수학자 히로나카 헤이스케의 (김영사,1993)이다. 이 책은 도대체 얼마나 오래 책장에서 먼지를 뒤집어쓰고 있었던 걸까..
[이경신의 도서관 나들이] 행복과 평화를 얻는 길 10시 30분 전이다. 반납할 책을 챙겨들고 서둘러 집을 나왔다. 밤바람이 아직은 차다. 낮 시간동안 이런 저런 일을 하다 보니, 이렇게 늦은 시간에야 도서관 갈 짬을 낼 수 있었다. 그나마 지난 3월부터 종합열람실이 밤 10시까지 문을 열어두면서 가능한 일이다. 밤에 도서관 갈 일이 뭐가 있겠나, 했었지만 이렇게 막상 갈 일이 생긴다. 늦은 시간이라 사서를 피곤하게 할 것 없이 얼른 기계로 도서를 반납했다. 필요한 책을 찾아 대출까지 끝냈는데도 아직 문 닫을 시간까지는 몇 분 남았다. 그리고 열람실을 둘러보니, 늦은 시간에도 책 읽는 사람이 여럿 눈에 띈다. 이번에 대출한 책은 존 러스킨의 (느린 걸음, 2007)이다. 이미 감동적으로 읽은 책이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