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이야기. 그 모든 것의 시작① [일다 www.ildaro.com 새 연재를 시작합니다. 글쓴이 자야. 프리랜서로 글을 쓰거나 책을 만든 지 15년. 함부로 대해 온 몸, 마음, 영혼에 속죄하는 심정으로 요가와 명상을 시작한 지 10년. 명함에 글 쓰고 요가 하는 자야, 라고 써넣은 지 6년. 도시를 떠나 시골을 떠돌기 시작한 2년 만에 맞춤한 집을 만나 발 딛고 산 지 또한 2년... 그렇게 쌓이고 다져진 오래된 삶 위로, 계속해서 뿌리 내리고 싹을 틔우고 가지를 뻗는 ‘지금 여기’의 삶을, 일다 독자 여러분과 나누고자 합니다.] 귀촌(歸村), 그 헛된 작심 인도로 떠나던 2004년 여름. 나는 1년 후 한국에 돌아오면 더 이상 도시에서 살지 않으리라 작심했다. 그래서 짧게는 몇 달, 길게는 몇 십..
이경신의 도서관 나들이(46) 완벽주의의 경계 언젠가부터 나는 잘 알지 못하는 곳을 찾아가는 동안에도 ‘길을 잃지 않을까?’하는 불안이나 두려움이 없어졌다. 그렇다고 나의 공간 지각력이나 방향감각이 좋아졌다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길을 잃고 헤매는 것에 담담해졌다고 해야 할까? 아니, 길을 찾아 방황하는 것이 재미나고 즐거웠다. 우연히 만난 이름 모를 길들, 익숙지 않은 풍경들이지만, 내가 가고자 했던 곳보다 더욱 강렬한 기억으로 남기도 했다. 때때로 의식의 표면 위로 불쑥 떠올라 삶에 빛깔을 더해줄 때면 길을 잃은 행운에 감사한다. 가끔 목적지도 없이 낯선 길을 일부러 배회하는 것도 이런 놀라운 경험 때문이다. 길 찾기와 닮은 우리 삶 내가 살아온 방식, 살아가는 방식도 길을 찾아가는 방식과 비슷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