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하의 딸을 만나러 가는 길 (26) 바람 속에서 [연재 칼럼 소개] 이혼을 하면서 두고 온 딸은 그녀에게는 늘 어떤 이유였다. 떠나야 할 이유, 돌아와야 할 이유, 살아야 할 이유……. 그녀는 늘 말한다. 딸에게 하지 못한 말이 너무 많다고. 열흘에 한 번씩 연재되는 은 딸에게 뿐만 아니라 이 땅의 여성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윤하의 고백이 될 것이다. ▲ 프랑스 릴의 자유대로 거리의 플라타너스. 그리고 그때 앉아서 우체부를 기다리던 돌 © 윤하 북부 프랑스의 릴이라는 도시를 다시 방문할 기회가 있다면, 꼭 가보고 싶은 데가 있었다. ‘블르바흐 들 라 리베흐떼’ (자유대로)라 불리는 거리. 그 길가의 플라타너스들과, 앉아서 우체부 아저씨를 기다렸던 돌을 보고 싶었다. 그러나 이런 꿈은 그저 소망으로 끝날 ..
이경신의 도서관 나들이(53) ‘죽어감’에 대한 두려움 “평화로운 죽음을 맞이하는 사람의 모습은 마치 별이 스러지는 모습을 연상시킨다.”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 ‘평화로운 죽음’) 죽음의 의사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는 ‘평화롭고 존엄한 죽음이란 순간적인 사건이 아니라 죽어가는 과정과 관련된다’고 했다. 우리가 병들어 죽어간다면 더더욱 죽음은 순간의 경험이기보다 진행과정으로 다가올 것이다. 나 자신의 죽음을 부정하다 마침내 그 죽음을 끌어안기까지, 죽음의 순간에 도달하기까지, 우리는 죽어간다. 그리고 죽어가는 동안, 누구나 편안하고 품위 있게 죽음을 맞이하고 싶을 것이다. 오늘날처럼 대다수가 병원에서 죽음을 맞는 현실을 감안한다면, 죽어가는 과정이 죽는 순간보다 더 두려워지는 것은 당연하다. 죽음의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