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치유할 수 없는 상처가 있다. 의 현우(지진희)가 입은 충격과 상처는 수십 년이 지나도 여전히 그를 끈질기게 괴롭히며 함께할 것이다. 또한 그를 비롯한 등장인물들과, 확장하여 한국인인 관객들조차 그 업보와 같은 망령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할 것임은 자명하다. 이 영화는 허구의 인물들과 사건들을 그리고 있지만, 그들이 기반하고 있는 시대는 현재 우리가 존재하는 이 시공간과 그리 멀지 않은 곳에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1980년의 광주. 이 짧은 말에서 우리는 슬픔과 분노, 비루한 경계심과 죄의식, 무력감과 개인으로서의 왜소함 등 복잡다단한 부정적 감정을 느끼게 된다. 다시 말할 것도 없이, 이것은 비극이다. 거대한 국가 폭력에서 비롯된, 민중에게 가해진 집단폭력과 그로 인해 비롯된 정신적..
어린이책 골라보기: 좋은 동화 vs. 나쁜 동화 [일다] www.ildaro.com 윤하 “동물원은 동물을 위한 곳일까?” 앤서니 브라운의 은 기존의 책들이 문제의식 없이 동물을 사랑하는 한 기제로서 동물원을 바라보고 있었던 시각에 대해 진지하게 되묻고 있다. 동물들의 배설물로 냄새가 지독한 코끼리 우리, 사람들이 “아무리 고함을 지르고 유리문을 탕탕 두드려도” 구석에 웅크린 채 꼼짝도 하지 않는 오랑우탄 등, 여기에 등장하는 동물원의 동물들은 결코 행복하거나 보호 받고 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또한 이야기 속의 아이들은 끊임없이 서로 싸우고 소란을 떨며 동물들에게 집중하지 않는데, 그 모습 또한 참으로 사실적이다. 물끄러미 사람들을 바라보고 있는 고릴라를 보면서 어머니는 “동물원은 동물을 위한 곳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