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하의 딸을 만나러 가는 길 (20) 희수에 대한 기억이 어떻게 진우형으로 이어졌는지는 모르겠다. 난 진우형을 잊었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오랜만에 형이 생각나다니…….’ 씁쓸한 감정이 잠시 마음을 사로잡는다. 졸업 즈음, 노동현장에서 문학운동을 해보겠다고 모인 사람들은 대학생들만 있었던 건 아니다. 모두 8명이었던 우리 모임에는 노동자 출신도 있었다. 그가 바로 진우형이다. 당시 그는 30대 초반으로 모임에서 가장 나이가 많아, 우리는 모두 그를 ‘형’이라고 불렀다. 진우형은 가난한 가정형편 때문에 초등학교를 졸업했을 뿐이다. 그는 공장에서 잔뼈가 굵어, ‘아이롱 기술자’라 불리는 다림질의 전문가가 되었다. 우리가 그를 만났을 때, 그는 첫 시집을 출간한 직후였다. 진우형은 자신의 개인적인 삶을 보편적..
88cc경기보조원, 부당징계무효확인 청구소송 항소심도 승소 "골프장 캐디도 근로자” 인정받기 위한 3년의 싸움 “사장님, 나이스샷~” 경기보조원, 흔히 ‘캐디’라 불리는 이들을 떠올리자 이 말부터 튀어나왔다. 돈 좀 있는 사장님들이 운동으로 유희로 사교로 치는 공이 날아가면 젊고 늘씬한 여자들이 박수를 친다. 대체 누가 이런 천박한 그림을 내 머릿속에 넣어두었을까. 경기보조원들이 3년째 일터를 지키는 싸움을 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3년간의 싸움을 몰랐다는 사실에 놀라, ‘잘 알지 못하는’ 그녀들을 만나러 갔다. 경기보조원, ‘독한 마음’으로 하지 않으면 못할 일 ▲ 88cc 골프장 정문에서 1인시위 중인 조합원 © 희정 나를 태운 차는 산길로 들어서 굽이굽이 한참을 가더니 88cc(컨트리클럽) 골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