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하의 딸을 만나러 가는 길 (16) 그해 여름, 취업일기 대학을 졸업한 해, 취직할 공장을 찾아 그늘 한 점 없는 불볕의 공단 거리를 헤맸던 때는 지금처럼 뜨거운 7월 중순 즈음이었다. 당시는 일이 너무 힘에 부쳐 2주 만에 전등공장의 조립 일을 그만 둔 직후였고, 미적거리다간 용기마저 떨어지겠다 싶어서 서둘러 다른 공장에 취직 하려고 애쓰던 때였다. 그래서 찾은 곳이 당시 ‘도트프린터’의 메인보드를 만들어 대기업에 납품하는 작은 전자회사였다. 그 당시, 대학졸업 사실을 숨기고 공장에 취직하는 건 정말 힘든 일이었다. 그러나 내겐 전혀 어렵지 않았다. 부모님과 함께 사는 주소지와 전화번호, 이런 확실한 신분을 드러내는 서류를 보고 내가 위장취업을 하는 운동권일 거라고 의심하는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 2..
캐나다 오타와에서 열린 2011년 세계여성학대회 (하) [필자 소개: 박남희님은 초등학교 졸업 후 전자조립공장과 봉제공장에서 일했으며, 1981년 노동야학과 인연을 맺고서 줄곧 노동운동가로 살아왔습니다. 올해 1월, 지난 10년간 활동해 온 전국여성노동조합 활동을 마무리하고 현재 캐나다 토론토에서 다양한 여성, 노동, 공동체그룹과 만나고 있습니다. –편집자 주] 7월 3일부터 7일까지 캐나다 오타와에서 열린 2011년 세계여성학대회에서는 ‘지구화’라는 큰 주제 하에, 330개의 다양한 이슈의 활동 및 연구에 대한 소개와 토론이 진행됐다. 이중 세 개의 그룹에서 발표된 내용을 독자들에게 소개한다. ① 히말라야 생태계를 지키려는 인도, 네팔, 부탄여성들 ▲ 2011 세계여성학대회에서 히말라야 생태계를 지키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