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서져 마땅한 세상을 다시 쓰는 법[페미니스트의 책장] N. K. 제미신 『다섯 번째 계절』 ‘이 점을 명심하라. 한 이야기의 끝은 새로운 이야기의 시작. 모든 일은 전에도 있었던 일이다. 사람은 죽는다. 옛 질서는 무너진다. 새 사회가 탄생한다. “세상이 끝났다”라는 말은 대개 거짓말이다. 왜냐하면 행성은 변함없이 존재하기에. 하지만 이것이 바로 세상이 끝나는 방식이다. 이것이 바로 세상이 끝나는 방식이다. 이것이 바로 세상이 끝나는 방식이다. 완전히.’ 여기 ‘네’가 있다. 너는 한 세상의 종말을 마주한다. ‘고요’라는 이름을 가진, 소란스럽고 흔들림이 끊이지 않는 대륙을 본다. 이 종말의 시작에 있는 어느 죽음을 본다. 사실 어느 죽음은 하나가 아니다. ‘너’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은 이 세상이고..
지금 차별을 금지하지 않으면, 고통은 대를 잇는다유년의 트라우마를 그린 그래픽노블 『바늘땀』 『바늘땀』의 화자인 ‘나’는 여섯 살, 늘 침묵과 전운에 휩싸인 집에서 살고 있다. 엄마는 언제 폭발할지 모른다. 툭하면 문짝을 후려치듯 닫고 혼자 방에 숨어서 흐느끼거나 속내를 알 수 없는 분노에 빠져있다. 의사인 아빠는 모르는 척 방관하고, 지하실로 내려가 샌드백만 때릴 뿐이다. 형은 시끄럽게 북을 두드리고 ‘나’는 자주 아프다. ▲ 데이비드 스몰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그래픽노블 『바늘땀』(이예원 옮김, 미메시스) ‘나’는 미국에서 자동차 산업이 한창 부흥하는 시기의 공업 도시 디트로이트에서 태어났다. 의사들은 과학의 전사이자 영웅처럼 보였고, 엑스선이 어떤 병이건 말끔히 치유할 기적의 광선이라고 믿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