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의 편에 서지 않기 위하여[페미니스트의 책장] 홍성수 『말이 칼이 될 때』 달라진 미디어 환경과 정치적 조건 속에서, 표현의 자유에 대해 진보와 보수가 견지해온 전통적 전선은 무너졌다. 특정 표현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면, 표현의 자유는 편의적으로 치켜세워졌다가 또 다른 국면에선 한순간에 버려지기도 하는 것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말이 칼이 될 때』는 전반적인 표현의 규제 확대가 아닌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한 키워드로 ‘혐오표현’을 소개한다. 그리고 국제사회가 혐오표현 또는 차별에 대해 지금까지 쌓아올려온 합의의 수준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는 한국에 왜 지금 당장 ‘차별금지법’이 필요한지 설득하고 있다. 이 책에 따르면 혐오표현이란, 소수자에 대한 편견 또는 차별을 확산시키거나 조장하는 ..
‘세계 최연소’ 총리 탄생…핀란드 여성 정치인의 힘34살 산나 마린, 레즈비언 커플에게 양육됐다고 밝혀 유럽의 (남성) 지도자들이 모여 있다. 그런데 장소가 평범하지 않다. 바로 사우나 장이다. 거의 벌거벗은 몸의 정치인들이 대화를 나눈다. 그때 문을 열고 들어오는 사람이 있다. 핀란드 총리다. 역시나 사우나에 알맞게 거의 옷을 차려입지 않은, 30대 중반의 여성. 당황하는 이들에게 이 (여성) 총리가 말한다. “자, 그럼 이야기를 해볼까요?” 핀란드 드라마 에 나오는 장면이다. 남성 지도자들과 사우나를 같이 하며 정치를 논의하는 여성 총리. 이에 적응하지 못하고 어쩔 줄 몰라 하는 남성 정치인들. 누군가는 드라마에서나 가능한 통쾌한 장면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내가 이해하는) 핀란드 맥락에서는 충분히..